신혼여행은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감정의 기억입니다. 둘만의 리듬을 확인하고 취향을 겹쳐보는 첫 여행이 성공적이었다면, 시간이 흘러 기념일이나 둘만의 리프레시를 위해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생기죠. 이번 글은 신혼여행지로 다녀온 커플들이 재방문 의사가 높은 곳을 선별해, 해외여행의 넓은 스케일·맛집투어의 깊은 풍미·숙소예약의 디테일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풀어낸 베스트 3를 소개합니다. 눈앞의 풍경만이 아니라 이동 동선, 계절성, 비용 대비 만족도, 사진 스폿과 사운드트랙 같은 감성 포인트까지 함께 담았습니다. 첫 방문에서 놓쳤을지 모를 ‘두 번째의 즐거움’을 촘촘히 설계해, 다시 갔을 때 더 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현실적인 팁을 곁들였습니다.
해외여행 – 하와이 카우아이: 초록의 정원에서 보내는 두 번째 허니문
하와이는 섬마다 분위기가 다르지만, 재방문 허니문으로는 ‘자연의 밀도’가 압도적인 카우아이가 손꼽힙니다. ‘정원의 섬’이라는 별명답게 와이메아 캐니언의 붉은 협곡과 나팔리 해안의 드라마틱한 절벽, 아침마다 안개가 걷히며 드러나는 하누아피페 계곡이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표정을 보여줍니다. 첫 방문에서 오아후·마우이의 리조트형 휴식을 즐겼다면 두 번째는 카우아이에서 액티브와 힐링의 균형을 맞춰 보세요. 오전에는 칼랄라우 트레일 일부 구간을 걷거나 카약으로 와일루아 강을 거슬러 비밀의 폭포로 향하고, 오후에는 포이푸 비치에서 거북이를 만난 뒤 선셋 크루즈로 나팔리 해안을 바다에서 올려다보는 코스가 이상적입니다. 드라이브는 1자 형태라 북쪽 프린스빌·하날레이 라인과 남쪽 포이푸 라인을 날짜별로 나눠 공략하면 동선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해양성 기후라 소나기가 잦으니 가벼운 방수 자켓과 샌들·스니커즈 두 가지 슈즈를 준비하고, 트레일엔 모래 파킹이 많은 만큼 작은 타월과 발세척용 생수도 유용합니다. 렌터카는 섬 특성상 필수에 가깝고, 성수기엔 최소 4~6주 전 예약이 안전합니다. 드론은 규제 구역이 많으니 국립·주립공원 안내판을 꼭 확인하세요. 커플 사진은 퀸즈 배스·케에 비치 일몰, 와이메아 캐니언 전망대의 오전 역광을 추천하며, 피크닉은 하날레이 피어 옆 잔디에서 현지 마켓 샌드위치와 파인애플을 곁들이면 그 자체로 영화 같은 장면이 완성됩니다. 카우아이는 상업화가 덜해 조용함이 장점인 만큼, 일정을 하루 2코스 정도로 낮춰 느림을 즐기는 태도가 만족도를 끌어올립니다.
맛집투어 –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 & 카프리: 미식과 풍경이 맞물리는 지중해의 테이블
아말피 해안은 길 자체가 풍경이고, 풍경 자체가 식탁으로 이어지는 곳입니다. 라벨로의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는 티레니아 해, 포지타노의 파스텔톤 마을과 산책로, 카프리의 그로타 아츄라(푸른 동굴)까지, 포크를 들기 전부터 설렘이 차오릅니다. 첫 방문에 ‘뷰 맛집’ 위주로 다녔다면 재방문에서는 DOP(원산지보호) 레몬·엔초비·버팔로 모차렐라를 축으로 동네 시장과 가족 경영 트라토리아를 깊게 파고들어 보세요. 점심은 아말피의 어선이 드나드는 포구 옆 오스테리아에서 스캄피 링귀네·브루스케타·하우스 와인을 라이트하게, 오후엔 시타 버스를 타고 프라이아노로 넘어가 절벽길 바에 앉아 그라니타 디 리모네로 입맛을 환기합니다. 저녁은 포지타노 언덕의 소규모 트라토리아에서 해산물 리조또 혹은 아쿠아파짜(토마토·마늘·케이퍼를 넣어 바닷물처럼 간을 맞춘 생선 요리)를 추천합니다. 카프리에서는 아침 첫 배로 들어가 아나카프리 쪽 리프트를 타고 몬테 솔라로 전망대를 찍은 뒤, 골목 안 살루메리아에서 만든 파니니를 포르토 해변에서 피크닉으로 즐겨보세요. 맛집투어의 관건은 ‘시간’입니다. 현지인 점심은 13~15시, 저녁은 20시 이후가 일반적이므로, 12시 입장·19시 초입장으로 웨이팅을 피하면 좋습니다. 피크 시즌엔 예약 필수이고, 카프리는 커버차지(테이블 비용)와 서비스피가 별도인 곳이 많으니 메뉴판 하단을 확인하세요. 운전 난도가 높은 해안도로 특성상 초행이면 버스·수상택시를 적절히 섞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레몬 술 리몬첼로와 산 마르자노 토마토 통조림, 앤초비 페이스트는 부피 대비 기쁨이 큰 기념품입니다. 미식과 경관이 한 장면에서 만나는 아말피는 신혼의 기억을 ‘맛’으로 다시 꺼내게 만드는 재방문지입니다.
숙소예약 – 몰디브: 수상방갈로의 디테일이 두 번째 여행을 좌우한다
몰디브는 ‘숙소가 곧 목적지’인 대표적인 데스티네이션입니다. 같은 예산이라도 리조트의 하우스 리프 퀄리티, 이동 방식(스피드보트·수상비행기), 전일식(올 인클루시브) 범위에 따라 체감 만족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첫 방문에서 수상방갈로에 ‘입성’하는 경험이 핵심이었다면, 재방문은 방 타입·리프·다이닝의 디테일을 조정해 체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집중하세요. 하우스 리프가 좋은 섬은 스노클만으로도 거북이·만타레이를 만날 확률이 높고, 조류 방향에 따라 산호·어군 밀도가 달라지니 객실 배치(동·서향)와 수중 계단 위치를 확인하면 사진·접근성이 좋아집니다. 허니문 특전(버틀러·스페셜 디너·스파 바우처)은 리조트마다 조건이 다르므로 ‘체크인 기준 결혼 12개월 이내’ 같은 조항을 미리 확인해 서류(혼인증명·웨딩 포토)를 준비하세요. 올 인클루시브는 미니바·프리미엄 주류 포함 범위, 아라카르테 레스토랑 예약 횟수, 모터라이즈 액티비티 제외 여부가 핵심 체크포인트입니다. 수상비행기는 일몰 이후 운항이 제한되니 늦은 도착 항공편이라면 말레 1박+다음날 오전 이송으로 계획을 안정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포토 스팟은 샌드뱅크(모래톱)·수상하우스 데크·하이브리드 풀(인피니티) 3곳을 골고루 활용하고, 드레스코드는 햇빛 반사 대비 파스텔·화이트 류가 사진 결과물이 가장 깔끔합니다. 장비는 마스크·스노클·핀을 개인으로 가져오면 위생·핏이 좋고, 리프세이프(산호에 무해한) 선스크린을 챙겨 바다를 배려하세요. 예약 시기는 건기(11~4월) 기준 최소 3~5개월 전이 안전하며, 세금·이송료·서비스차지(10%+)를 합산한 총액을 비교해야 ‘진짜 가격’을 알 수 있습니다. 조용함을 선호한다면 어덜트 온리·키 제한 섬을 선택하고,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면 라군이 넓은 독채형 리조트를 고려하세요. 이렇게 숙소의 디테일을 잡아가면 몰디브의 두 번째 여행은 ‘경험의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결론적으로, 다시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는 ‘감성’과 ‘현실’이 조화롭게 만나는 곳입니다. 카우아이의 압도적 자연, 아말피의 미식 동선, 몰디브의 숙소 디테일을 취향에 맞게 조합해 보세요. 두 번째 허니문은 처음보다 더 편안하고, 더 선명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